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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유럽 문화저력은 자연에서?"
  • 임강유 기자
  • 등록 2025-07-31 09: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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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문화재단 강근호 문화홍보팀장




서울도쿄파리, LA, 두바이밴쿠버 등 세계 유수의 도시 여행 중 들리는 백화점들의 의류가구주방용품 등의 물건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 디자인을 관통하는 큰 물줄기가 있다그건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핀란드로 대표되는 북유럽풍 디자인 제품이 많다는 점이다.

 

핀란드 대표 도자기 브랜드 아라비아(Arabia), 유리 브랜드 이딸라(iittala), 그리고 북유럽의 섬유 디자인을 대표하는 브랜드 마리메꼬(Marimekko) 등을 꼽을 수 있다.

 

핀란드 수도인 헬싱키 시내에 위치한 스토크만 백화점(Stockmann)을 찾아가는 여정은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태백의 황지연못과 검룡소를 방문하는 느낌이었다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명품의 원류가 용출되어 전시 판매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매일 사용해도 지겹지 않은 북유럽 상품은 겨울이 길고 실내 생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들에게 필수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햇빛과 꽃이 그립고얼지 않은 푸르른 호수와 숲이 그리운 사람들.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실내 간접 조명과 꽃무늬의 머그컵을 많이 애용하는 사람들특히 마리메꼬의 간판 무늬인 우니코(Unikko)는 원주 서곡리 용수골 꽃 양귀비축제를 통해 원주 시민들에게 익숙한 양귀비꽃을 모델로 핀란드의 자연과 정서를 담아 디자인되어 핀란드 항공기 외부와 기내용품 디자인에도 적용될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핀란드의 대표 건축가인 알바 알토(Alvar Aalto)가 남긴 건축을 보면 디자인건축인테리어를 통합한 생활 디자인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박경리 선생이 거주하셨던 집이 떠올랐던 실내 공간은 실용주의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생활공간 구석구석 비치는 채광부터 고려한 건축구조에 이어 어느 하나 눈에 튀지 않는 색감까지 모던함의 극치였다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가구다물건을 수납하는 기능을 넘어 인생의 동반자로 북유럽 젊은이들은 돈이 모이면 가구부터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취직과 결혼 등으로 주거 장소가 바뀌어도 가구는 죽을 때까지 함께 한다고 한다처음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해하지 못했지만이제는 그 의미를 좀 알겠다.

 

그 밖에도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가 식물 연구에 매진하며 종류마다 자신의 방식대로 식물의 이름을 일일이 붙인 노고와 노르웨이 내륙 깊은 곳까지 빙하로 인해 만들어진 깎아지른 암벽인 피요르드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위에 열거한 식물학자건축가디자이너들을 살펴볼수록 북유럽 사람들의 자연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오랜 세월 핀란드 최북단에서 폴란드의 벨라루스 접경 최남단까지 약 3,500km의 긴 국경선을 러시아와 접하며 제2차 세계대전 등 어려운 국난을 굳건하게 이겨내고 종전 직후인 1952년 헬싱키 올림픽을 치러낸 그들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원주문화재단은 오는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남산골문화센터 미담관에서 북유럽 그림책 작가를 원주 시민들에게 소개한다이번 전시는 북유럽 작가 6명의 그림혼합 매체 작품 약 130여 점을 가지고 작가 인터뷰 영상애니메이션오로라 인터랙티브북유럽 오두막 구조물모빌포토존 등으로 구성된다여름 숲속의 기억이란 주제를 가지고 나무 그늘 아래에서 그림책 작가들의 감성에 젖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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