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그라운드 임강유 발행인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권리, 즉 '문화 향유권'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복지의 한 형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 여건, 지리적 위치, 신체적 제약 등으로 인해 문화 예술 활동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계층에 대한 지원은 더욱 심도 있게 다루어져야 할 문제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통합문화이용권과 같은 정책들이 문화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를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지만, 이러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문화 향유 격차가 존재하며, 모두가 진정으로 문화를 누리는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을 위한 접근성 확보는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는 상태다.
문화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각적인 '접근성 강화'가 시급하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거리 단축을 넘어선다. 예를 들어, 문화 예술 기관은 전시장 동선이나 공간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세심한 배려를 통해 모든 관람객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계층을 위해 시각, 청각, 인지 장애 등을 가진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접근성 높은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경제적인 장벽을 허무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통합문화이용권과 같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저소득층을 위한 문화 예술 할인이나 무료 프로그램의 확대 등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 경감 방안을 통해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문화 향유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공공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문화 예술에 대한 이해와 향유 능력은 단순히 성인이 되어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의 교육을 통해 그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조기에 문화 예술의 가치를 인식하고 향유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문화 예술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화 향유권 증진의 핵심 방안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을 문화 예술 교육 과정에 적극적으로 접목한다면, 학습의 용이성을 높이고 예술적 표현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문화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문화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책적 뒷받침과 함께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 소외계층의 구체적인 특성과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령, 장애인의 문화 접근성 실태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기반한 실질적인 개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문화 복지는 정부나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온전히 실현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하며, 시민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더해질 때 비로소 모든 이가 문화를 누리는 진정한 사회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 향유는 개인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데 기여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문화 소외계층에게 문화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시혜적인 행위가 아닌,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이다.
물리적, 정보적, 경제적 접근성을 높이고, 교육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모두가 누리는 문화'라는 이상이 우리의 현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