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 북극곰이 산다고요?’ 표지. 도서출판 은누리 제공
도서출판 은누리가 12일 신간 ‘해운대에 북극곰이 산다고요?’를 펴냈다.
이 책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해운대에 북극곰이 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눈이 동그래지는 사람도 있겠다. 그 사람은 이미 이 책의 ‘함정’에 빠진 셈이다.
이 책은 한영(韓英) 대역으로 구성된 유쾌한 에세이집이다. 해운대를 찾는 외국인을 위한 안내서이자 정작 해운대에 살면서도 해운대를 모르는 우리를 위한 통쾌한 재발견 보고서다. 뻔한 관광 안내서는 없다. 대신 오래된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깨부수는 콩트형 칼럼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올해 1월 ‘제39회 북극곰 수영대회’가 열렸다. 예년보다 30%나 많은 ‘북극곰’들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렇다. 해운대엔 진짜 북극곰은 없지만, 그보다 더 용감한 인간 북극곰들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유쾌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해운대는 여름에만 가는 곳 아닌가요?’, ‘해운대 온천이 일본 온천과 다르다고요?’, ‘벡스코와 라스베이거스를 비교한다고요?’ 이 책 속 질문과 답변은 메들리처럼 경쾌하게 이어진다. 등잔 밑이 어둡다 했던가. 부산 토박이도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될 이야기들이 촘촘히 숨어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 동백섬, 달맞이 고개, 장산, 해운대온천, 벡스코(BEXCO), 부산국제영화제(BIFF), 블루라인까지. 이 책은 관광지를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해운대를 읽는 새로운 좌표를 제시한다. 하와이 와이키키와의 비교, 라스베이거스와의 컨벤션 도시 대조, 일본 온천과 다른 해운대온천의 체질 분석까지 짧고 경쾌한 글 속에 도시계획과 문화 인프라에 대한 통찰이 반짝인다.
저자 박하 시인은 해운대 토박이는 아니다. 하지만 해운대가 그를 ‘사실상 토박이’로 만들었다. 건축·도시공학을 전공한 그는 30년간 이 동네를 걸으며, 보고, 묻고, 기록했다. 그 사유의 흔적은 지역 격주간지 ‘해운대 라이프’에 2년간 연재된 글로 축적됐고, 이번에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한영 대역 구성이다. 외국인을 위한 해운대 안내서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저자는 “영어 실력은 초보자 수준이다. 구글 번역기와 지인 영어 교사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해운대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원어민급”이라고 말했다.
‘해운대에 북극곰이 산다고요?’는 해운대는 휴양지인가, 문화도시인가, 아니면 미래형 해양도시인가를 묻는다. 이 책은 해운대를 ‘보는’ 책이 아니라 해운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북극곰처럼 차가운 바다를 박차고 나오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이제 해운대를 새로 읽을 시간이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된다. 제1부 ‘전설 속의 해운대’편에서는 지명의 유래와 그 뒤에 숨은 이야기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제2부 ‘볼거리-관광 명소’편에서는 문화유적에서 벡스코에 이르기까지 해운대가 자랑하는 대표 명소와 만남의 공간들을 소개한다. 제3부 ‘즐길거리-체험’편에서는 혼자 또는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들, 복합문화공간,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축제의 현장을 담았다. 제4부 ‘정책 제안-개선책’편에서는 ‘동백섬 케이블카 성공 조건’처럼 관광 인프라를 둘러싼 참신하고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