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박초휴 기자 [전라남도 순천 : 동천]
꽃의 시간
하나 둘 피어난 꽃은
시간이 지나 이내 만개하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꽃은
무한한 기다림을 안고 있다
앙상한 나뭇가지
꽃 몽우리 맺혀
따스해질 날
봄비 나릴 날을 기다린다
이내 따스해진 날
봄비로 흠뻑 적시고
꽃 몽우리 열려
뽀얀 꽃 잎 내비치고 만개한다
기다림 속에 핀 꽃
그러나 꽃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내 앙상한 가지로 돌아가
나무의 이름을 잃는다
기다림은 낙하하여 이내 사라지고
다음 해에 불리어 주길 고대하며
다른 의미에서의 기다림을 남긴 채
사진 한 장으로 남은 꽃을 회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