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임강유 기자
소생
겨울이 끝나가는 자락에,
유독 겨울을 사랑하던 나도
이제는 그 끝을 맞이하리라,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새벽녘,
소멸하듯 희미해지는 별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세상은 흘러가 그 속에 좌절한 적도 있었습니다.
답답한 상념을 머리에 이고,
무작정 차에 시동을 걸어
도시 외곽의 한 카페 창가에 하루 종일 앉아 있었습니다.
슴슴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니,
겨울이 앗아간 내 마음이 실감납니다.
해가 저물 무렵,
창가 밖 서성이던 나무의 그림자는
밤을 기다리는 자리였나 봅니다.
차마 감추어 두었던
어두운 내면은 내 체면이었나 봅니다.
분명 희미했던 별이 이제는
찬란히 빛나는 모습으로 내 눈에 담기고
밖을 나섭니다.
낮에 어두웠던 별이
밤에는 빛이 되어, 내 앞길을 환히 비춰줍니다.
그 빛 속에서 나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