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그라운드 임강유 발행인.
2025년 대한민국의 청년 세대는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라는 씁쓸한 타이틀을 짊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예술을 업으로 삼아 살아가는 청년 예술인들의 삶은 일반 청년 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선 이중고에 처해 있는 상태다. 흔히 '배고픈 예술가'라는 말이 있지만, 현재 청년 예술인들이 겪는 '배고픔'은 그저 예술혼을 위한 낭만이 아닌, 생존을 위협하는 냉혹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청년 예술인들의 상당수는 예술 활동을 통해 월 50만 원도 채 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심지어 경력 단절 예술인의 69.7%가 수입 부족을 그 원인으로 꼽을 만큼 예술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이는 밀레니얼세대가 겪는 전반적인 저성장 시대의 경제적 불안정성과 맞물려, 예술이라는 특수한 분야에서 더욱 심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높은 교육 수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어려운 일반 청년들의 문제처럼, 예술대학을 졸업하고도 예술 시장의 불안정성 속에서 재능을 펼치기보다 생존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예술인으로서 창작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실질적인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예술 활동 자체를 중단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청년 예술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을 증명'하고 있다. 작품 판매나 공연 기회만을 기다리기보다, 사회적 기업의 플랫폼을 통해 굿즈를 제작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창작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이라도 지원받기 위한 '예술인 창작준비금'과 같은 제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예술이 더 이상 고고한 이상이나 취미가 아닌, 치열한 경제 활동의 영역임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부모 세대가 경제적 안정을 이룬 토대 위에서 예술적 여유를 누릴 수 있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따라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는 큰 틀 안에서 청년 예술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조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들의 현실은 단순히 몇몇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젊은 세대가 겪는 구조적인 문제와 예술 생태계의 취약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예술인들이 온전히 예술에 몰두하며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실질적인 창작 지원금 확대와 안정적인 예술 활동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예술 작품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이들이 예술 활동만으로도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재능 있는 수많은 젊은 예술가들을 이름 없는 '가난한 예술가'로 잃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